담도암 치료제 젬시타빈, 시스플라틴 그리고 아브락산이란?

 

담도암 치료제 젬시타빈, 시스플라틴 그리고 아브락산이란? 

담도암은 담즙이 간에서 시작하여 십이지장까지 내려가는 통로인 담도에 생기는 암 질환입니다.  보통 조기 검사 시 암 발병이 의심되어도 구조 상 조직검사가 어려운 위치에 발생하는 암으로  조기 진단이 어려운 탓에 췌장암과 더불어 그 치료가 까다로운 질병입니다. 국내 담도암 환자 수는 매년 7천 명 정도씩 늘어나고 있지만 위암이나 간암의 생존율이 70%를 넘어서는 것에 비하면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10% 정도밖에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담도암 치료는 아브락산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브락산은 췌장암 치료를 위해 쓰이는 약제로, 이 치료제로 담도암의 치료 효과가 최근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젬시타빈

현재까지 담도암 치료에는 주로 젬시타빈이라는 약제가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젬시타빈은 대표적인 항암제로 암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기능을 하고 있으나 장기기능 저하나 백혈구 수치 감소 등의 부작용이 있어 완벽한 항암치료제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시스플라틴

그 때문에 환자의 생존율을 크게 높여주지는 못했으며, 이후 젬시타빈에 시스플라틴을 병용한 2제 요법이 표준치료법으로 제시되었지만 담도암 자체가 항암 반응률이 30% 이하로 굉장히 낮은 편에 속해 2제 요법으로도 치료 강도를 높이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젬시타빈 단독 처방에 비해서 크게 개선된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던 와중 췌장암 치료를 위해서 사용되던 아브락산의 임상결과는 담도암 치료에 작은 희망을 열어주었습니다. 해당 임상에서는 담도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2제를 투여한 군과 젬시타빈, 시스플라틴에 아브락산까지 3제를 투여한 군을 비교하는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3제 요법은 생존기간 중앙값이 19.2개월로 기존 2제 요법을 투여한 군에 비해 높은 생존 기간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기존에 2제 투여를 통한 치료 시 13%에 불과했던 부분 반응은 3제 투여군에게서 45%를 기록하는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부분 반응이 45%에 달한다는 의미는 환자 약 2명 중의 1명은 암세포의 사이즈가 30% 축소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담도암은 발생 위치가 몸에서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완치를 위해서 절제를 해야 하는 만큼 근치적 절제가 가능한 경우가 까다로워 종양의 크기가 클수록 수술이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3제 투여 전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들 가운데 일부는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종양이 작아졌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임상실험 대상이었던 60명의 담도암 환자들은 전원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임상종료 후 12명이 수술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으며,  국내에서 해당 논문을 발표한 이후 사전신청을 통해 3제 요법이 시행되고 난 후, 분당 차병원 한 곳에서만 기존에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 2명이 수술이 가능하게 되어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국소 진행성이나 전이성 담도암 환자에게도 적용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처럼 임상의 효과로 3제 요법에 관련된 연구들에 일제히 가속도가 붙은 가운데, 수술이 가능한 상태인 환자를 대상으로도 3제 요법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재발 위험이 높을 경우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는데, 이처럼 3제 요법에 대한 연구 성과가 확인된다면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술 후 재발 위험 감소뿐만 아니라 담도암 완치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물론 임상 결과로 인해 3제 요법이 당장 상용화될 수 있는 핵심 치료법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직은 이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치료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부작용에 대한 문제점에 대한 확인이나 장기간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추가 임상실험에서도 이번 실험과 동등 수준의 효과가 입증된다면 담도암 치료에 3제 요법이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외에도 담도암에 대해 다른 약제들의 사용을 통한 치료제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으므로, 그동안 예후가 좋지 않은 악명 높은 질환으로만 여겨졌던 담도암 치료에 대한 전망이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